정부관계자나 경제학자들에 따르면 일본국채는 은퇴자금이나 대학등록금을 위한 투자에 적합한 안전상품이라고 한다. 그러나 요즘 도쿄의 대형서점 경제섹션에 가면 전혀 다른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다.

Yuka Hayashi for the Wall Street Journal
Piles of Japan doomsday books in a book store in Tokyo financial district.

이번 주 저팬 리얼타임이 서점에 방문했을 때 경제섹션에서 ‘일본국채 추락’, ‘일본붕괴로 향한 카운트다운’, ‘2015년: 옌 초토화’, ‘일본이 그리스가 되는 날’ 등의 도서를 찾아볼 수 있었다. 일본경제 미래에 대해 낙관하는 책보다 일본정부 재정과 일본국채시장의 파멸시나리오를 다룬 책이 훨씬 많았다.

미래에 대해 우려하는 투자자가 경제붕괴를 앞두고 어떤 투자전략을 택해야 할지 조언하는 책도 많았다.

‘일본 붕괴: 투자자를 위한 생존전략’, ‘일본 탈출: 정부는 당신의 자산을 보호해주지 않는다’, ‘자금이탈: 은행에서 예금을 인출해야 할 때’, ‘인플레이션이 오고 있다: 대변동에서 살아남는 법’ 등등.

일본경제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한 저자 중에는 미즈호증권 이코노미스트 우에노 야스나리, 뮤추얼펀드 매니저 사와카미 아츠토, 헤지펀드 매니저 후지마키 타케시 등 금융계에서 인정받는 전문가들도 많았다.

이번 저팬 리얼타임의 조사는 도쿄역 근처 기노쿠니야 서점 오테마치점에서 이루어졌다. 직업상 일본국채 수익률의 작은 변동에도 깊은 관심을 기울이는 금융인력들이 점심시간에 많이 찾는 서점이다. 스미토모 미츠이 금융, 미즈호은행, 노무라증권, 니혼게자이 신문(경제지)이 인근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금융인력이 많이 찾는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오테마치점 경제섹션이 일본 베스트셀러 목록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일례로 아마존 일본 경제경영 베스트셀러 20위권 도서 중에는 일본경제 붕괴에 대한 책은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과 같은 유명 CEO가 저술한 책과 사업매너에 대한 서적,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등 부자가 되는 법에 대한 자기계발서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일본정부 부채가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듯이 일본국채를 사들이고 있다. 그리스나 스페인과 같은 취약국가 국채와는 달리 일본국채는 매각의사가 별로 없는 안정된 국내투자자들이 주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안전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러나 이와는 상반되는 관점을 제시하는 책들이 많이 출판되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사실은 일본국채 안전성에 의문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존재함을 시사한다.

Posted by KJKN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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